Sunday, February 28, 2010

(19禁)이상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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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written in 2008. 08.17 06:42



오늘은, 아니 어제구나.
밤 9시부터 아침 6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금요일 밤이라서 그런지 밤 2시를 넘어선 시간에도
간간히 찾아오는 손님들로 인해
피곤한 몸을 움직이는게 버거웠다.
손님들이 다 나간듯 홀은 조용하고,
주문도 없고 해서 설거지를 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식기들을 싱크대에 다 집어넣고,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넣기위해
싱크대에 들어있는 식기를 간단히 닦고 있는데,
싱크대에 가득차있는 물속에 종이 한장이 떠다닌다.
손님들이 접시위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일이 종종 있다.
그게 소스의 액체와 착 달라붙으면,
서빙하는 애들이 치운다고 해도 안떨어지고,
접시닦는 곳까지 오는 경우가 있다.
이 종이도 아마 그래서 오지 않았을까...

하여튼 쓰레기통에 버릴려고 종이를 물속에서 건져냈다.
명함이다.




'어? 믹시...믹시...'
대한민국에 개인블로그를 대표하는 사이트를 꼽으라면 싸이월드다.
일본에 개인블로그를 대표하는 사이트를 꼽으라면 mixi가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명함에 적혀있는 믹시는 mixi가 아닌 mxy다.
(대한민국으로 친다면 '사'이월드 정도 될까.....)
mxy말고도 mixy, myxy, mxxy등 짝퉁기업들이 정말 많다.
나에게도 하루에 서너통씩 핸드폰으로 스팸메일을 보내는 
남성전용 음란 메일방을 하는 기업들이다.
(전화로 음란한 짓을 하면 전화방이니, 메일로 음란한 짓을 하면 메일방이라 해도 상관 없겠지...)

'핸드폰 스팸메일도 모자라, 오프라인에서 찌라시까지 뿌리고 다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릴려고 하는 순간!
명함의 뒷면을 보고 말았다.
손으로 쓴 글씨가 적혀있었다.
물에 적셔져 있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글씨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

일본어를 잘 못하지만,
거기에 적힌 내용은 다 읽고 해석 할수 있었다.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요.
또 놀러 오세요.
주 5일정도 출근하고 있어요.
기다리고 있을께요.

이때부터 내 머리속은 온갖 잡생각들로 가득찼다.

'뭐가 고마웠다는 것일까.'
'스팸메일의 내용이....장난이 아니던데...놀러와??놀러와?? 놀러가서 뭐하는 걸까...'
'기다리고 있는다...기다리고 있는다...기다리고 있는다....'

스팸메일에 오는 내용은 정도가 심해 사진찍어서 올리는게 부끄러울정도로
노골적이다.
그런 스팸메일의 내용을 토대로 실제 오프라인에서
저렇게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하니 
남자로서 머리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은....

남자가 메일을 보낸다.
여자가 그 메일을 받는다.
물론 명함뒤에 기다리고 있겠다는 글을 쓴 여자겠지.
그러다가 말이 맞아서 번개가 이루어진다.
'어디론가' 갔겠지.
그리고 '어디론가' 갔다가 헤어지는 길에
밥이나 먹고 가자라는 생각에,
식당으로 들어왔겠지.
남자가 잠깐 화장실에 갔다온사이,
아니야,아니야,
보통 식당같은데 오면 여자들이 화장실을 더 많이 가니까,
여자가 화장실에 가서 명함뒤에 글을 적고,
화장실에서 나온뒤,
남자에게 오늘의 '댓가'로 돈을 받을때,
여자는 남자에게 명함을 건냈겠지.
남자는 여자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는지,
밥 다먹고 일어설때 그냥 접시에다 명함을 버리고
계산하고 식당을 나갔겠지.
그래서 내가 볼수 있었던거고...
음...
음.....
음........

머리속에서 명함에 적혀있는 글들이
일본여자들 특유의 콧소리로 더빙되어
메아리쳤다.

'오늘 고마웠어요~요~~요~~~요~~~~
또 놀러와요~요~~요~~~요~~~~
기다리고 있을께요~요~~요~~~요~~~~'

사춘기도 아닌데 왜이러지....

뭐 이런저런 생각에
일에 집중할수 없던 하루였다...

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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